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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by 에파남 2020. 5. 13.

 

#. 김모씨(44)는 13일 경기 화성시 봉담읍의 한 창고형 의류할인매장을 찾았다. 정부에서 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여름에 입을 옷을 사두기 위해서였다. 반소매 셔츠 몇개를 골라 계산대로 향한 김씨는 곧 실망했다. 옷 브랜드에 따라 구매 가능여부가 달랐던 것. 매장에서 직접 파는 A브랜드 옷은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했지만, 위탁판매 중인 B브랜드 옷은 구입이 불가능했다. 금전적 여유가 없었던 A씨는 옷가지 몇개를 원래자리로 다시 가져다놔야 했다.

#. 홈플러스 동수원점 4층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재난지원금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약국이 재난지원금 사용처임에도 고객들이 이를 잘 모르고 있어서다.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역화폐 가맹이 제한된 것도 최씨를 불편하게 만든다. 재난지원금 사용처임이 분명하지만 향후 지역화폐로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려는 고객은 돌려보내야 하는 이유에서다.


13일부터 사용 가능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이용자들의 혼란이 크다. 모든 국민에게 지급된 재화(포인트)이지만 모든 업소에서 사용이 가능한 게 아니여서 혼란이 빚어진 상태이다.

KB국민·신한·하나·비씨·삼성·현대·롯데·NH농협카드는 지난 11일과 12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한 고객에게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입금 확인 문자를 발송해 사용 가능을 알렸다.

입금확인 문자를 받은 시민은 이날부터 신용, 체크카드가 가능한 대부분의 상점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대기업 및 대기업 계열사, 유흥 및 사행업종, 보험 등 각종 공과금 등에는 쓸 수 없다.

예를 들면 전통시장이나 동네마트, 주유소, 음식점, 카페, 편의점, 병원, 약국, 미용실, 안경점, 서점, 학원 등에서는 사용 가능하지만 대형마트, 백화점, 골프장, 노래방, 온라인전자상거래, 대형전자 판매점, 유흥업소, 카지노, 성인용품점, 면세점, 귀금속 업소 등에서는 사용 불가다.

 

이러한 정부와 지자체의 사용처 안내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대형마트내 임대매장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함에도 대부분 소비자가 이를 잘 모르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내 약국, 안경점 등 마트와 결제시스템을 공유하지 않는 임대매장 운영자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프렌차이즈의 경우 직영 가맹점의 본사가 소재지 지역 주민만 사용할 수 있다. 본사가 서울에 있는 스타벅스를 예로 들면 서울시민은 재난지원금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있지만 경기도 등 그 밖의 시도 주민은 그럴 수 없다.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으로 음식을 배달할 경우 온라인 결제는 안 되지만 배달원과 만나 직접 결제하면 사용 가능하다.

이처럼 복잡한 사용처 덕에 재난지원금을 먼저 쓰려는 시민들은 결제 전 '가능 여부'를 물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이를 확인 않고 사용불가 매장에서 카드를 쓸 경우 재난지원금이 아닌 본인 돈이 결제된다.

현재 사용 가능한 가맹점 검색 서비스를 구축한 카드사는 현재까지 국민, 삼성, 롯데 등 3곳이다. 다른 카드사도 동일한 서비스를 빠른 시일 내에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있다. 다만 해당 카드사와 제휴된 가맹점만 검색할 수 있다는 게 한계점이다.

수원시 매탄동 거주 김모씨(51)는 "유흥이나 레저, 온라인 쇼핑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세부적인 것까지는 잘 모른다"면서 "굳이 재난지원금 사용을 알리고 싶지 않은데,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되는지 안 되는지'를 물어야하 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곧 사용처 Q&A집 등 도민께서 이해하기 쉬운 안내자료를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